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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유럽 나라들처럼 영국에서 12월은 크리스마스의 계절이다. 도시의 주요 거리에는 화려한 크리스마스 장식이 등장하고 상점마다 캐럴이 흘러나온다. 동네마다 있는 펍들도 저마다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치장하고, 여기저기서 크리스마스마켓이 열린다. 서양 최대의 명절인 크리스마스의 아늑하면서도 즐거운 분위기에 젖어드는 시기다. 하지만 올해 영국의 12월은 사뭇 다르다. 크리스마스 장식은 여전히 반짝거리고 있지만, 영국 사람들의 마음은 그 분위기만 즐기고 있을 여유가 없다. 티브이에서는 연일 ‘브레이킹 뉴스’(breaking news·긴급뉴스)가 쏟아지고 있다. 어제 상황과 오늘이 다르다. 내일도 예측할 수 없다. “도대체 어떻게 된다는 거야”라는 말이 저절로 튀어나온다.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회오리 때문이다.
브렉시트에 반대하는 40대 주부 레이치 로스는 “완전히 엉망진창(mess)이다. 우리는 브렉시트라는 토끼굴(rabbit-hole)에 빠져버렸다”고 말했다. 토끼굴은 동화